2020년 8월 19일 기록
읽은 지 며칠된 책이다! 단편집인 줄 모르고 빌렸는데 단편도 다 각각 매력적이다. 그 중 몇 개만 찍어서 남겨보기
구절 적고~ 내 생각(?) 적기~
1_웨딩드레스 / 한 웨딩드레스에 얽힌 여러 신부들의 이야기가 짧게 짧게 나와있다. 결혼에 대한 부정적 측면이 잘 꼬집혀 있다. 또한 가부장적 문제 + 남자의 사상, 생각 문제까지
결혼을 통해 스스로에게 관습에 순응하는 면이 있다는 걸 인정한 여자는,
자주 '이것이 관습일뿐인가?' 검토하는 사람이 되었다.
♣ 결혼으로 인해 생기는 상황과 문제가 자신의 행동을 살펴보게 하는 것. 자신이 그 행동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어른들과 주변 사람들로 인한 피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제사는 특히 여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되고 피해만 주는 거라도 항상 느낀다..
"나는 전혀 가부장이 아니잖아"
♣ 이렇게 말하는 남자;; 남자들은 그냥 모른다 자세한 속사정을... 이정도면 아니겠지 하고 생각하는 게 우습다. 지가 뭔데 그걸 판단하는 걸까. 자기한텐 어릴 때부터 살아오면서 아무 피해도 걸거치는 것도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겠지.. 여자는 느낄대로 느끼면서 살아왔는데 말이다. 남자 눈에는 안 보이면서 살았는데 무엇을 바라겠나싶다 이해하려고 생각해보려고 노력도 안하는 게 대부분의 남자인데. 답답하고 힘든 건 여자일뿐이지뭐 예나 지금이나.
"요리부터 배워"
"좀! 한식부터 배워 좀! 밑반찬부터!"
"다시 말해봐, 씨X새끼야."
♣ 진짜 속시원한 말이다. 밑반찬을 왜 여자가 배우는데 먹고 싶으면 지가 배울 것이지;; 여자가 밥상 다 차리고 남자는 처먹기만 하고 진짜 너무 싫다. 역할 분담이 잘된 케이스 말고는 꼴보기 싫은 정도를 넘어선다. 내가 결혼을 할지 안할지 알 수 없지만 하게 된다해도 밥만 얻어먹는 남자랑은 절대 살고 싶지 않다.
"당신은 나에게 그런 질문을 던질 만큼 가깝지 않아요"
♣ 누구나 자기도 모르게 관심 이상의 불편한 참견을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 적당한 관심은 관계 유지를 위해 친밀감을 위해 필요하지만 도를 넘는 상당히 사적인 질문과 의견은 독이 되고 상처가 된다. 나도 조심해야지.
가장 행복한 순간에도 기본적으로 잔잔하게 굴욕적이야.
내 시간, 내 에너지, 내 결정을 아무도 존중해주지 않아.
인생의 소유권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넘어간 기분이야
♣ 잔잔하게 굴욕적이라는 표현이 슬프다. 결혼은 이럴려고 한 게 아닌데 하는 심정이 녹아있다. 행복해야 할 순간에도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 후회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나를 존중하지 않는 상황 속에 내던져지면 비참함이 점점 더 커질 것 같다.
내가 제도에 숙이고 들어간 거야.
그리고 그걸 귀신같이 깨달은 한국사회는 나에게 당위로 말하기 시작했지.
갑자기 모두가 나에게 '해야 한다'로 끝나는 말들을 해.
성인이 되고 나서 그런 말을 듣지 않은지 오래되었는데 대뜸 다시
♣ 제도에 숙이고 들어가는 게 결혼인걸까... 숙이고 들어가서 나오는 건 당위의 말들. 숙이고 들어간다는 것에서 제도의 힘이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제도에 숙이면서 자신의 능력, 감정까지도 작아지고 수그러들 수 있겠다 싶다. 여자에게 결혼하면 자신의 인생에 마이너스가 되는 요소가 넘 많다. 남들이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것들이 압박이고 보이지 않는 폭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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